가게 하나 차려볼까 고민하며 찾아본 이자카야의 현실

가게 하나 차려볼까 고민하며 찾아본 이자카야의 현실

최근 들어 밤마다 술집 골목을 지나갈 때면 예전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낀다. 예전엔 그냥 북적거리기만 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어디를 가나 비슷한 느낌의 이자카야들이 줄을 서 있다. 사실 나도 나이가 좀 차다 보니 회사 생활에 회의가 느껴질 때가 많아, 나중에 작은 가게 하나 차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그래서 최근에 이런저런 프랜차이즈 기사들도 보고, 인터넷에서 이자카야 창업 이야기를 찾아보게 되었다. 꼴목포차나 압구정편의점 같은 곳들을 보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가는데, 그런 광경을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나도 저렇게 하면 돈을 좀 벌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되나 보다.

너무 많아진 비슷한 느낌의 매장들

조사하다 보니 토라니 토리키치니 하는 브랜드들이 대상을 받았다거나 가맹비 교육비를 면제해준다는 이야기가 참 많더라. 요즘은 무턱대고 크게 시작하기보다 작게 열어서 오래 버티는 게 정답이라나. 그런데 막상 구체적인 비용이랑 조건을 따져보면 머리가 아파온다. 가맹비나 교육비를 면제해주겠다는 말은 혹하게 들리지만, 결국 인테리어나 주방 설비에서 그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특히 이자카야는 안주 구색도 맞춰야 하고, 얼음 생맥주 하나를 내더라도 잔 얼리는 기계며 냉각기며 챙길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걸 다 신경 쓰다 보면 애초에 생각했던 ‘소소한 시작’이 아니게 될 것만 같다.

집에서 해본 육회랑 술집 안주의 괴리

가끔 집에서 혼술 안주로 육회를 만들어 먹을 때가 있다. 마트에서 고기 한 팩 사서 배 썰어 넣고 참기름 두르면 그럴듯한데, 문제는 그걸 손님한테 팔 수준으로 일정하게 맛을 내는 건 다른 차원의 이야기다. 술집에 앉아 있으면 당연하게 먹는 안주들이 사실은 매번 같은 맛을 내기 위해 수많은 레시피와 매뉴얼을 거쳐 나온다는 걸 직접 하려고 생각해보니 더 무섭게 느껴진다. 프랜차이즈들이 강조하는 ‘안정적 운영’이라는 게 결국은 본사가 짜놓은 시스템대로 로봇처럼 움직여야 가능하다는 뜻 같기도 하고.

행정적인 복잡함과 세금 문제

창업 관련해서 세금 이야기를 좀 찾아보니 이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청년 세액 감면 같은 것도 업종마다 잣대가 다른데, 음식점업이 아닌 이자카야나 포차 형태는 또 분류가 애매한 모양이다. 단순히 술 파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법적으로는 또 세세하게 나뉘어 있어서, 이런 행정적인 서류 작업이나 세무 처리를 내가 과연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싶다. 벤처투자하던 사람들이 일본 가서 스타트업 하는 이야기들을 보면 한국이 더 꽉 막혀있다는 푸념이 많은데, 그게 비단 큰 사업 이야기뿐만 아니라 동네 작은 가게 하나 차릴 때 느끼는 답답함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끝없는 물음표와 망설임

결국 창업 카페니 커뮤니티니 들어가 봐도 명확한 정답은 없다. 누구는 1억이면 충분하다고 하고 누구는 2억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사실 장사를 시작한다는 건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라, 매일매일 마주해야 할 진상 손님이나 식자재 수급 같은 사소하고도 골치 아픈 일상과 타협하는 과정이 아닐까. 어제 먹었던 얼음 생맥주 한 잔은 시원했지만, 그걸 매일 내 손으로 관리하고 잔 세척하고 관리할 생각을 하니 벌써 어깨가 무겁다. 퇴사하고 차린 친구가 반년 만에 다시 취업자리를 알아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느꼈던 그 묘한 안도감과 걱정이, 지금도 가시질 않는다. 과연 나는 저 좁은 주방 안에서 몇 년이나 버틸 수 있을까. 정답 없는 고민만 며칠째 반복 중이다.

댓글 2
  • 집에서 육회 만들 때도 이렇게 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네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것 같아요.

  • 육회도 정성을 들여 만들면 맛있는데, 손님 안주로 내기엔 표준화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