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곳을 피해 신림 골목을 헤매다

시끄러운 곳을 피해 신림 골목을 헤매다

어제는 친구들이랑 굳이 룸으로 된 술집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꽂혀서 한참을 돌아다녔다. 사실 그냥 오픈된 공간에서 시끄럽게 마시는 것도 나쁘진 않은데, 어제는 좀 차분하게 대화를 하고 싶어서 그랬나 보다. 신림역 근처가 워낙 유흥가가 밀집해 있다 보니 어딜 가나 음악 소리가 크고, 옆 테이블 소리가 다 들려서 머리가 좀 아픈 상태였다.

룸이 있는 곳을 찾으려던 소소한 고생

결국 신림역 4번 출구 쪽에서 순대타운 방향 말고, 조금 더 안쪽 골목으로 들어갔다. 예전에 몇 번 가봤던 기억을 더듬어 룸이 있다고 들었던 가게 몇 곳을 기웃거렸는데, 생각보다 문턱이 높았다. 하나는 너무 고급스러운 느낌이라 가격대가 꽤 나갈 것 같았고, 다른 하나는 룸이 이미 꽉 차서 오픈된 홀만 남았다고 했다. 요즘 같은 때에 딱히 예약하고 움직이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갔더니 이런 불편함이 뒤따른다. 그래도 30분 정도 발품을 팔다 보니 어찌어찌 자리를 잡았다.

메뉴 고르기의 미묘한 고민

우리가 들어간 곳은 숙성회를 주력으로 하는 작은 이자카야 느낌의 술집이었다. 룸이긴 했는데, 방음이 완벽한 건 아니라 옆방에서 건배하는 소리가 다 넘어왔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싶어서 얼른 자리에 앉았다. 가격대는 모둠 숙성회가 4만 원 후반대였는데, 요즘 물가 생각하면 엄청 비싼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냥 저렴하지도 않은 그런 가격이었다. 스키야키랑 고민하다가 그냥 숙성회를 시켰다. 예전에 사당역 쪽 이자카야에서 먹었던 시메사바가 생각나서 그걸 시킬까 하다가, 그냥 무난하게 모둠으로 가기로 했다.

어수선한 동네 분위기와 상반된 실내

신림역 주변은 늘 사람이 많다. 특히 퇴근길이나 주말 밤에는 타임스트림 주변만 지나가도 기가 빨리는 기분이다. 술집이 워낙 많아서 골목마다 호객 행위도 있고, 가끔 지나가다 보면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도 꽤 보인다. 여기저기 섞여 있는 원룸촌 사이로 편의점이랑 당구장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는 풍경이 참 신림답다 싶다. 그런데 그 어수선한 거리 바로 옆 건물인데도, 문 하나 닫고 들어오면 묘하게 차분해지는 게 웃기기도 하고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먹다 보니 잊어버린 대화의 주제

회를 한 점씩 집어 먹으면서 아까 하려던 대화가 뭐였는지 가물가물해졌다. 안주가 나오고 나서는 대화보다는 술잔을 채우는 데 집중하게 된 것 같다. 숙성회는 생각보다 찰기가 있었는데, 너무 흐물거리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다만 룸 공간이 좀 좁아서 그런지, 다 먹어갈 때쯤에는 답답한 느낌이 들어서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나오면서 보니까 입구 쪽 대기 의자에 사람들이 앉아 있었는데, 문득 ‘우리도 저렇게 기다렸으면 진짜 짜증 났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남는 아쉬움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를 탔는데, 신림역에서 서울대입구역까지 가는 길도 꽤 막혔다. 이동 시간만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오늘 우리가 뭘 했나 싶기도 하다. 룸술집을 찾으러 그렇게 돌아다녔지만, 결국은 그냥 술 좀 마시고 맛있는 회 좀 먹고 돌아온 게 전부다. 다음에는 그냥 룸 안 찾고 아무 데나 들어가서 마시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매번 이렇게 룸을 고집할 이유가 있었나 싶기도 하고. 뭐, 그래도 어제는 어제대로 나쁘지 않았다.

댓글 3
  • 신림역 주변은 정말 복잡한 것 같아요. 저도 가끔 그런 곳에 들어가면 대화가 흐려지는 느낌이 있어서, 조용히 술 마시는 게 더 좋더라구요.

  • 룸이 없는 곳은 진짜 답답하네요. 오픈 테이블에서 분위기를 맞추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 숙성회 너무 맛있어 보이던데요! 옆방에서 건배 소리도 들려서 조금 아쉬웠지만, 회 자체가 괜찮아 보이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