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획에 없던 휴게소 주차
지난달에 삼척 솔비치 근처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사실 거창하게 계획을 짜고 간 건 아니었다. 그냥 바다나 좀 보고 맛있는 거나 먹고 오자, 하는 마음이었는데 삼척 시내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가 길가에 덕장에 걸린 오징어들을 보고 급하게 차를 세웠다. 예전 제주도 여행 갔을 때 목화휴게소에서 봤던 그 풍경이랑 비슷해서 홀린 듯이 멈췄던 것 같다. 그때 먹었던 반건조 한치 맛이 갑자기 생각나서 참을 수가 없었다.
너무 비싼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차를 세우고 내리니 해풍에 꾸덕꾸덕하게 말라가는 오징어들이 꽤 많이 걸려 있었다. 가게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가판대 형태였는데, 할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셨다. 가격을 물어보니 10마리 한 묶음에 4만 원인가 5만 원 정도 불렀던 걸로 기억한다. 솔직히 말하면 울릉도 마른 오징어 가격을 생각하면 싼 건가 싶다가도, 그냥 길거리에서 파는 거 치고는 좀 비싼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찰나에 들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기분이다 싶어서 덜컥 사버렸다. 요즘 세상에 현금을 잘 안 들고 다니는데 다행히 계좌이체가 돼서 다행이었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려보니 묘하게 질기다
집에 돌아와서 며칠 뒤, 맥주 안주로 하나를 꺼내 에어프라이어에 돌렸다. 처음엔 180도에 5분 정도 돌렸는데, 너무 딱딱해질까 봐 신경이 쓰여서 계속 열어보고 확인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때 제주도에서 먹었던 그 야들야들한 식감이 안 나온다. 분명 같은 반건조 오징어(피데기)인데 왜 집에서 하면 그 맛이 안 날까. 살짝 덜 말랐을 때의 그 쫀득함이 아니라, 너무 건조된 쥐포 느낌이 나서 살짝 실망했다. 오징어 슬라이스 된 제품 사서 먹는 게 편했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삼척 솔비치 근처 횟집들과의 고민
오징어를 사면서 옆에 있던 횟집 메뉴판을 슬쩍 봤는데, 가격대가 만만치 않았다. 관광지라 어쩔 수 없는 건가 싶으면서도 모둠회 한 접시에 들어가는 구성들이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광어, 숭어, 한치 이런 게 대부분인데 가격은 10만 원을 우습게 넘겼다. 회 포장해서 숙소 가서 먹을까 고민을 진짜 10분은 했던 것 같다. 결국 회는 포기하고 숙소 식당 이용했는데, 그때 그냥 횟집 들어갈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시장에서 더 저렴한 걸 살 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그때그때 결정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냉동실에 남은 오징어들은 어떻게 할지
지금 냉동실에 그날 사 온 오징어가 아직 6마리나 남아있다. 한 번 구울 때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지느러미도 손질해야 하고, 껍질도 살짝 벗겨내야 구웠을 때 질기지 않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처음에는 그냥 통으로 구웠다가 턱이 나가는 줄 알았다. 이제는 버터 조금 두르고 프라이팬에 약불로 은근하게 굽는 게 제일 낫다는 걸 깨달았다. 조만간 퇴근하고 맥주 한잔할 때 하나 더 꺼내야지 생각은 하는데, 귀찮아서 자꾸 미루게 된다. 이걸 다 먹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다음에는 그냥 낱개로 파는 거 한두 마리만 사서 바로 먹고 끝내야지, 대량으로 사는 건 역시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반건조 오징어 가격 때문에 고민이 많으셨네요. 제가 전에 비슷한 경험이라도 있어서, 조금 더 자주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마른 오징어 구울 때 지느러미 손질하는 게 생각보다 번거롭네요. 처음엔 턱이 나갈까 봐 걱정했는데, 지금처럼 팬에 약불로 돌리면 훨씬 맛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