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새로 생긴 체인점 술집을 가보고 든 생각들

동네에 새로 생긴 체인점 술집을 가보고 든 생각들

어제는 퇴근길에 우리 집 근처에 새로 문을 연 술집에 들렀다. 사실 원래 있던 작은 옷가게가 나가고 한동안 비어있더니, 갑자기 공사를 하길래 또 뻔한 프랜차이즈가 들어오겠거니 했는데 역시나였다. 요즘 어딜 가나 비슷한 느낌의 이자카야 인테리어나 포차 분위기의 가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입구부터 뭔가 반짝거리는 간판이 눈에 띄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왠지 익숙한 냄새가 났다.

메뉴판을 보며 느낀 묘한 기분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받으니 닭꼬치부터 시작해서 샤브샤브, 탕 종류까지 메뉴가 정말 많았다. 예전에는 전문점 느낌이 나는 곳을 선호했는데, 요즘은 이런 식의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메뉴 구성이 더 흔해진 것 같다. 수제닭꼬치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지만, 왠지 냉동을 해동해서 데워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가격대는 1만 원 중반대에서 2만 원 초반대였는데,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딱히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그런 정도였다. 사실 이런 술집들이 우후죽순 생기는 걸 보면 본사 입장에선 관리가 편하긴 하겠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개성을 찾기 힘들다는 게 좀 아쉽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인테리어의 함정

가게 내부 인테리어는 전형적인 술집 인테리어 그 자체였다. 약간 어두운 조명에 노출 콘크리트 마감, 그리고 여기저기 붙어있는 레트로풍 포스터들. 새로 오픈해서 그런지 깔끔하긴 했지만, 옆 테이블 대화가 너무 잘 들려서 오히려 대화하기가 불편했다. 창업 기사 같은 걸 보면 이런 포차 체인점이 일매출이 몇 배 올랐다는 홍보 글을 심심치 않게 보곤 하는데, 막상 와보니 이게 과연 오래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1시간 정도 머물렀는데, 생맥주 기계에서 맥주를 뽑는 직원분의 손길이 아주 능숙해 보이지는 않았다. 알바생들도 새로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건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메뉴 맛에 대한 솔직한 감상

결국 시킨 건 닭꼬치 몇 점과 이름 모를 탕 요리였다. 기대가 없어서였는지 맛은 그냥 무난했다. 사실 이런 곳에서 대단한 미식 경험을 기대하고 오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또 딱히 기억에 남는 맛은 아니었다. 콩나물이 잔뜩 들어간 매운 국물 요리는 예전에 종로 관철동 쪽에서 먹어본 한신포차 닭발이 살짝 생각나게 하는 맛이었다. 익숙한 맛이긴 한데, 왠지 집 근처에 이런 술집이 생기니 주말마다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난 느낌이다.

24시 무인 편의점과 비교되는 술집 운영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24시 무인 편의점에 들러 물을 샀다. 요즘은 편의점 수익률이 좋네 어쩌네 해도 결국 사람이 직접 서빙하고 음식을 만드는 술집은 손이 참 많이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텔 안의 부대시설로 있는 포차들을 봐도 그렇고, 요즘은 어디를 가나 대형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래도 사장님이 새로 가게를 시작하시느라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생각하면 괜히 더 맛있는 척하고 먹어줄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앞으로 다시 올지는 의문

결국 술 한 병에 안주 두 개를 시키고 4만 원 정도를 쓰고 나왔다. 밖으로 나오니 밤공기가 꽤 차가웠다. 다음에도 또 이 가게를 찾게 될까? 사실 옆 동네에 있는 조금 더 조용한 이자카야가 자꾸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새로 생긴 곳이라서 궁금함에 가본 거긴 하지만, 딱히 재방문 의사가 생길 만큼 강렬한 무언가는 없었다. 아마 한동안은 손님이 꽤 있겠지만, 유행이 지나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해진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집에서 편하게 맥주나 한잔할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며칠 뒤에 다시 지나가 보면서 여전히 손님이 많은지 한 번 봐야겠다.

댓글 1
  • 사진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인데, 오히려 너무 시끄러워서 대화하기 힘들었던 점이 공감돼요. 저도 비슷한 경험 한 번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