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맘 먹고 갔던 더 킹스 뷔페가 생각보다 훨씬 정신없었던 날

큰맘 먹고 갔던 더 킹스 뷔페가 생각보다 훨씬 정신없었던 날

동대문까지 굳이 차를 몰고 나갔던 이유

부모님 생신을 앞두고 고민이 많았다. 맨날 가던 동네 식당은 좀 식상하고, 그렇다고 너무 멀리 가기엔 부모님이 피곤해하실 것 같고. 결국 적당히 타협해서 찾은 곳이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의 ‘더 킹스’였다. 솔직히 가격대가 1인당 10만 원 중반대를 훌쩍 넘어가니까, 예약 버튼 누를 때 손가락이 좀 떨리긴 했다. 다들 서울 3대 뷔페니 뭐니 하지만, 사실 그런 건 잘 모르겠고 그냥 분위기 괜찮고 평타 이상은 하겠지 싶어서 골랐다. 홈페이지를 뒤적거려 보니 요일별로 혜택이 조금씩 다르다길래, 어떻게든 10%라도 할인받아보려고 평일 저녁으로 겨우 예약했다.

주차장 입구에서부터 꼬여버린 마음

주말도 아닌데 주차장에 들어가는 것부터가 일이었다. 입구가 좁아서 차를 긁을까 봐 식은땀 좀 흘렸다. 호텔 발레 파킹을 맡길까 하다가 주차비 혜택이라도 챙겨보려고 직접 주차를 했는데, 지하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 찾는 것도 한참 걸렸다. 뷔페 입구에 도착하니 이미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분명 예약을 했는데도 입구에서 대기하는 줄이 꽤 길었다. 다들 생일이거나 기념일인 사람들이 많아 보였는데, 내 뒤에 서 계신 분들이 너무 큰 소리로 통화해서 조금 정신이 없었다.

음식은 맛있는데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자리를 안내받고 일단 접시부터 들었다. 확실히 호텔 뷔페라 그런지 음식 종류는 많았다. 해산물 코너에 있는 전복이랑 대게는 나쁘지 않았다. 특히 중식 요리가 꽤 괜찮았는데, 계속해서 접시를 비우고 다시 채우러 왔다 갔다 하느라 정작 부모님과 깊은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웠다. 옆 테이블과의 간격이 좁아서 뒤로 의자를 빼기만 해도 눈치가 보였다. 분위기가 좋다고 해서 간 건데, 사실 일반 식당보다 더 시끌벅적해서 목소리를 크게 높여야 했다. 2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이 생각보다 짧게 느껴졌다. 아니, 사실은 1시간 30분 정도 지나니까 배가 불러서 앉아 있기가 좀 뭣해진 게 컸다.

굳이 또 돈을 들여서 와야 할까 싶은 마음

식사를 다 마치고 계산대로 갔는데, 카드 할인이나 멤버십 혜택을 챙기느라 직원분도 나도 한참을 씨름했다. 결제 금액을 보고 나니 약간 현타가 왔다. 넷이서 밥 한번 먹었는데 웬만한 가전제품 하나 값이 나왔다. 물론 호텔 서비스나 재료의 질은 인정하지만, 이렇게 붐비는 곳에서 정신없이 먹고 나오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음에는 그냥 조용하고 예약제인 작은 레스토랑을 찾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올림픽대로가 꽉 막혀서,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말을 세 번은 넘게 했다. 다음에는 그냥 동네에서 맛있는 삼겹살이나 구워 먹기로 했는데, 사실 그게 더 마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

댓글 2
  • 인상적인 경험이었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있어서 오히려 음식이 맛없어 보이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아요. 주차 문제도 정말 답답하셨겠네요.

  • 전복이랑 대게는 맛있었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오히려 대화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