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키지 프리 찾다가 결국 쫓기듯 고기만 급하게 먹고 나왔다

콜키지 프리 찾다가 결국 쫓기듯 고기만 급하게 먹고 나왔다

갑자기 결정된 신사동 회식과 콜키지 프리 폭풍 검색

얼마 전 팀원 중 한 명이 거래처에서 괜찮은 와인을 선물 받았다며 회식 때 다 같이 마시자고 제안했다. 자연스럽게 이번 회식 장소는 강남콜키지프리 매장 위주로 찾게 되었다. 회사 위치가 애매해서 압구정로데오역이나 신사역 근처로 좁히다 보니 생각보다 선택지가 많지 않았다. 분명 예전에는 콜키지 프리라고 홍보하던 가게들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전화를 돌려보니 평일 저녁인데도 예약이 꽉 찼거나 ‘테이블당 1병만 무료, 추가 시 병당 3만 원’ 같은 애매한 제한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원래 가고 싶었던 프랑스식 선술집은 아예 콜키지 서비스 자체가 불가하다고 해서 포기했다. 결국 위치 타협을 보고 신사동 도산대로 쪽에 있는 네모집으로 예약을 잡았다. 이곳은 특정 부위 고기를 인원수대로 주문하면 와인 콜키지 프리 혜택을 준다고 해서 고른 곳이었다.

압구정로데오역에서 도산공원 골목까지 걸어가며 든 생각

약속 당일, 퇴근 시간에 맞춰 지하철을 타고 압구정로데오역에 내렸다. 5번 출구로 나와 도산공원 뒤편 골목으로 걸어가는데 강바람이 섞여 불어서 그런지 꽤 쌀쌀했다. 역에서 도보로 거의 10분 이상 걸어가야 하는 다소 애매한 위치라 가는 내내 구두 뒷굽이 아파왔다. 동료 중 한 명은 보도블록 틈에 구두 굽이 끼어 투덜거리기도 했다. 골목골목마다 들어찬 세련된 간판들을 보면서 확실히 이 동네 상권이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보다 사람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발렛파킹 차량들로 좁은 골목은 복잡했고, 지나가는 수입차들 때문에 길을 비켜서느라 걷는 속도가 더뎌졌다. 우리가 목적지로 잡은 건물 입구도 이미 차량 대여섯 대가 엉켜 있어 어수선했다. 예약 시간인 6시 반보다 5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입구에서부터 묘한 혼잡함이 밀려왔다.

네모집 신사점의 고기 굽는 속도와 묘한 눈치 싸움

우리는 구석진 안쪽 자리로 안내받았고, 일단 꽃등심과 안심을 섞어 주문했다. 꽃등심 150g 기준 가격이 6만 원대 중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강남 한복판 고깃집 물가야 워낙 비싸니 어느 정도 각오를 하긴 했지만, 메뉴판의 숫자를 보니 새삼 지갑 사정이 걱정되긴 했다. 이곳의 장점은 직원이 고기를 직접 다 구워준다는 점인데, 그날은 목요일 저녁이라 회식 팀이 몰려서 그런지 서버분이 너무 서두르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첫 판을 굽자마자 다 익은 고기를 접시에 덜어주고는, 우리가 채 먹기도 전에 다음 부위를 불판에 바로 올려버렸다. 고기가 식을까 봐 혹은 탈까 봐 우리는 대화를 나누기보다 고기를 해치우듯 입에 밀어 넣어야 했다. “조금 천천히 구워주셔도 된다”고 조심스레 말해보았지만, 서버분은 건성으로 알겠다고 대답하곤 이내 다른 테이블을 보러 가버렸다.

가져간 와인과 소고기의 마리아주보다 바빴던 병 비우기

가져온 와인은 묵직한 카베르네 소비뇽 두 병이었다. 콜키지 프리가 적용되긴 했지만, 잔은 인당 딱 하나씩만 기본 제공되고 잔을 교체하려면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고 안내받았다. 이전에 선릉역 근처에서 갔던 한우 전문점은 잔 교체 요청을 흔쾌히 들어줬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융통성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화이트 잔이나 다른 형태로 기분을 내고 싶었지만 아쉬운 대로 잔 하나로 계속 마시기로 했다. 어쩔 수 없이 첫 병을 비우고 대충 생수로 잔을 헹군 뒤 두 번째 병을 따라 마셨다. 고기 질 자체는 숙성이 잘 되어 부드럽고 훌륭했지만, 와인의 풍미를 음미하기보다는 고기 타는 속도와 매장 내 시끄러운 소음에 맞춰 급하게 잔을 채우고 비우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40만 원 넘는 영수증을 받고 나서야 밀려온 아쉬움

한창 고기를 먹고 식사 메뉴를 시키려는데 직원이 다가와 이용 제한 시간이 2시간이라 이제 마무리해 주셔야 한다고 정중하게 말했다. 예약할 때 그런 안내를 못 들었던 것 같은데, 테이블 회전을 돌려야 하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다. 결국 후식 볶음밥과 된장찌개는 거의 목구멍으로 밀어 넣다시피 하고 허둥지둥 일어났다. 계산서를 받아 드니 넷이서 40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찍혀 있었다. 콜키지 비용을 아꼈다고 좋아했으나, 정작 와인 맛도 고기 맛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한 채 급하게 먹고 나오느라 돈을 쓰고도 기분이 개운치 않았다. 밖으로 나오니 바람은 더 차가워져 있었고, 2차를 갈 만한 압구정로데오역 근처 술집들은 이미 만석이거나 너무 소란스러웠다. 결국 다들 피곤한 얼굴로 각자 지하철역으로 향하며 다음 회식은 그냥 편안한 동네 삼겹살집에서 하자고 읊조렸다.

댓글 3
  • 콜키지 프리 찾으려고 돌아다니는 게 너무 귀찮네요. 특히 예약이 안 되면 결국 고기만 급하게 먹게 되는 상황이 맴찢인 것 같아요.

  • 와인도 고기도 제대로 못 먹고 돈이 휙휙 지나가버리네. 좀 더 천천히 즐기는 연습이 필요하겠어요.

  • 고기를 너무 빨리 구워서 오히려 식기 전에 금방 배불러서 당황스러웠어요. 특히 회식 손님 때문에 더 정신없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